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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 솔직 리뷰

by 종후별파파 2023. 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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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팬서

 

채드윅 보스만을 기리기 위해 만든 영화인가

채드윅 보스만이 죽었고 트찰라도 죽었다. 와칸다는 슬픔에 빠지고 영화는 슈리의 감정을 따라간다. 슈리의 주요 감정 변화는 주로 옷으로 표현된다. 트찰라를 살리지 못했다고 자책하며 후회와 무력을 느끼는 슈리는 상복을 태우길 거부한다. 슈리가 아직 트찰라를 떠나보내지 못함과 동시에 어머니 라몬다와의 갈등을 함께 드러내고, 슈리가 탈로칸에 납치됐을 때 네이머는 오히려 의복을 건네며 슈리를 극진히 대접한다. 이 는 네이머가 내거는 조건부 화합 그러니까 동맹을 맺지 않으면 와칸다를 침공하겠다는 협박이 그 뒤에 자리 잡는다. 이때 슈리의 감정은 트찰라를 향한 개인적이고 무력한 감정에서 와칸다를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변하게 된다. 얼마 안 가 라몬다가 죽으면서 슈리는 마침내 블랙 팬서 슈트를 입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허브를 마시고 만났던 인물은 트찰라가 아닌 킬몽거를 만나게 되고, 트찰라가 윈터 솔저나 킬몽거에게 그랬듯 와칸다를 위한 슈리의 의무감엔 네이머를 향한 복수심이 짙게 깔려 있습니다. 그리고 후반부 네이머와의 최종 대결에서 슈리는 결국 네이머를 꺾고 트찰라가 그랬듯 용서를 택하게 된다. 마지막에 결국 슈리는 상복을 태운다. 이 상복을 태우는 엔딩 장면만큼은 트찰라를 향한 애도와 어머니가 강조했던 그 전통을 받아들이는 것이 영화가 내내 추구했던 슈리의 내면 성장과 한대 엮이면서 서정적으로 연출되는 점이 좋았다. 마지막엔 숨겨진 어린 누군가도 밝혀지는데 이건 직접 보시길 바란다.

 

과연 슈리는 잘하고 있는 것인가?

 

이 영화가 추구한 슈리의 성장이 영화에서 잘 빌드업 됐냐고 물어본다면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레티티아 라이트'와 '안젤라 바셋'이 두 배우가 감정 연기를 잘했기 때문에 초반엔 모녀의 갈등이 잘 표현됐고, 제일 마지막에 감정을 회수하는 그 장면만큼은 괜찮았다는 거지 그 중간에 감정 변화를 이끌어내는 과정에선 오히려 산만한 전개가 더 눈에 밟혔습니다. 아무래도 근본적인 문제는 '아이언 하트' 즉 '리리 윌리엄스' 때문인 것 같은데요이 '리리 윌리엄스'는 학교 과제인 줄 알고 비브라늄 탐지기를 만들어 CIA의 팔았고 이것 때문에 미국이 탈로칸 영역에 침범하면서 와칸다와 강대국들의 대립에 탈로칸이 개입을 하는 것입니다. 여기까지는 이야기 장치로써 받아들일 만한 그런 설정입니다. 문제는 리리가 이 이상으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데 이게 내년 가을에 나올 <아이언 하트>를 위해서 캐릭터를 미리 소개한다는 점 외에는 의의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나마 가라앉은 영화 분위기의 완급 조절을 하는 식으로 캐릭터가 투입된 것 같지만 그 완급 조절을 제대로 했는가 그렇게 물어본다면 글쎄요 적어도 저는 리리가 나오는 장면 중에서 피식한 장면조차 없습니다. 오히려 슬픔에 잠긴 슈리가 이상할 정도로 초면인 리리 앞에서 긴장을 놓는 모습을 보면 영화가 관통하는 이 감정선을 놓치는 것 같아서 몰입만 깰 뿐이었죠. 리리가 슈리의 슬픔을 해소할 역할을 맡으려면 두 사람이 유대할 만한 결정적인 장면이 앞서 자리 잡아야 했었다고 본다.

 

아쉬운 감상평

사실 블랙 팬서 1편에 이어서 이번 영화에서도 액션 연출이 영 아니고 캐릭터의 움직임까지 무거워 보여서 슈리의 블랙 팬서가 강력하게 보이지 않았던 게 단점이었고, 그로 인해 분노의 감정도 잘 드러나지 않았던 거 같다. 마지막에 네이머와 최종 결전을 통해서 슈리가 분노를 해소하는 그런 감정선 구조인데 액션이 엉성하니 감정선의 변화도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마지막에 네이머가 창으로 슈리에 몸을 관통하는데, 그녀는 갑자기 일련에 회상을 하더니 힘을 모아 네이머를 무찌른다. 영화를 보고 나니 세계 최강 최첨단 과학 문명국인 와칸다가 네이머 한 명한테 방어체계가 뚫려 국왕과 딸이 도청을 당하지고 나중엔 아예 네이머가 이끄는 군대에 와칸다 전체가 참패하는 걸 넘어서 국왕이 백병전으로 눈앞에서 살해당한다. 리리가 어찌어찌 만든 엑소 슈트가 와칸다 정예부대와 비빌만한 전투력을 가지기도 하고, 탈로칸과 국가대 국가로 싸우는데 거의 한 중대 규모만 싸움에 나오고 그마저도 허리에 밧줄을 묶고 싸우는 이런 걸 보면 최첨단 과학 문명이 이 정도 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와칸다에 걸맞은 그럴듯한 액션과 장비 그리고 위기를 기대했다면 큰 욕심일까 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집에 오는 동안 추모라는 글자만 머릿속에 맴돌게 하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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